조금은 포근해진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언제 다시 겨울 한파와 추위가 불어닥칠 지 모를 일이다. 모두가 저마다의 필살기 방한용품을 준비하고 있을 때다. 그렇다면 무기 중에 ‘신발’은 어떤 걸 준비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레더 스니커즈나 롱 부츠도 있겠지만, 이 분야 ‘갑’은 뭐니뭐니해도 ‘털 달린 신발’이지 않을까. 시어링 소재로 덮힌 다양한 실루엣의 풋웨어 일곱 켤레를 준비했다.

| 나이키 캄 뮬 퍼 (9만 9천원)

털 달린 신발, 어려워하지 마세요

한겨울이 되어도 슬리퍼나 뮬을 포기할 수 없는 당신에게, 나이키 캄 뮬의 시어링 퍼 버전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기존 제품이 봄, 여름 계절을 겨냥해 가볍고 부드러운 친환경 폼 소재로 제작되어 일상은 물론 물놀이에도 활용도가 높았다면, 이번 시즌 새롭게 출시한 해당 제품은 포근한 시어링 퍼가 아웃솔과 스트랩을 제외한 내외부 전체에 자리하고 있다. 힐 스트랩은 조절도 되지만 아예 탈착이 가능해 본인의 기호에 맞게끔 연출이 가능하다. 따뜻하고 편한 신발을 찾는다면, 세 가지 컬러웨이로 출시한 나이키 캄 뮬 퍼 버전은 어떠한가.

| 크록스 x 릴 나스 엑스 메가 크러쉬 클로그 (15만 9천원)

털 달린 신발, 어려워하지 마세요

릴 나스 엑스가 크록스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하며 발매했던 협업 클로그다. 청키한 실루엣을 둘러싼 톤온톤 시어링이 단번에 눈길을 끈다. 안감은 일반 크록스와 다를 바 없어 보온성만을 놓고 보자면 더 나은 선택지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을과 겨울에 찰떡인 브라운 톤 시어링 덕분에 스타일리시한 코디가 가능하다. 아쉽게도 해당 제품은 작년에 출시된 제품으로 현재는 품절인 상태. 다만 크록스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일반 제품으로도 이와 유사하게 시어링 퍼 디테일이 가미된 제품들이 많다는 점 참고 바란다.

| 어그 x 텔파 로고 미니 체스트넛 (약 35만원대)

털 달린 신발, 어려워하지 마세요

'겨울에 어그는 국룰'이라는 암묵적 공식답게, 어그와 함께 하는 겨울나기는 유행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그 트렌드에 맞게, 팔라스나 갤러리 디파트먼트 등과의 굵직한 협업도 수차례 있었고, 뉴진스 하니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많은 협업 제품과 일반 제품이 범람하는 와중에, 디자인과 가격 측면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제품으로 텔파와의 협업을 추천한다. 바지를 넣어 입으면 사이드 라인에 자리한 텔파의 로고 플레이가 눈에 띄지만, 그 위를 덮으면 깔끔한 스타일링을 연출할 수 있다. 풍성한 시어링 퍼 안감은 덤.

| 몽클레르 지니어스 x 클락스 왈라비 부츠 (약 80만원대)

털 달린 신발, 어려워하지 마세요

클락스 역시 가을과 겨울 시즌 발이 많이 가는 아이템이다. 클락스의 대표적인 라인인 왈라비가 시어링으로 뒤덮였다면? 일단 발 시릴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알프스 산맥에서 영감을 받은 해당 협업 컬렉션은 곳곳에 클락스와 몽클레르의 섬세한 디테일이 담겨있다. 아웃도어 무드의 로프 레이스와 토글, 크레이프 솔과 어우러지는 겉감, 브랜딩이 새겨진 행택까지.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크게 도드라지지 않지만, 자세히 뜯어볼수록 겨울이 든든해질 것이다. 같은 컬렉션 다른 제품으로는 어퍼에 패디드 소재를 적용한 몬왈라비도 만날 수 있다.

| 파라볼로이드 레더 시어링 뮬 (103만원)

털 달린 신발, 어려워하지 마세요

70~80년대 언더그라운드 아트와 퀴어 문화로부터 영감을 받아 전개하는 파라볼로이드. 파리에서 탄생한 브랜드지만 디렉터는 한국인이다. 놀랍게도 브랜드 분류가 액세서리로 되어 있고, 실제로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신발, 모자, 가방 컬렉션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파라볼로이드는 그 틀에 갇히지 않는다. 이를 반영하듯, 제품 하나하나의 디테일 역시 대담하다. 해당 신발의 경우는 과장된 플랫폼 솔과 폭신한 시어링 퍼 안감, 부분적으로 차용한 메리 제인 실루엣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숨겨지지 않는 투박하면서도 날 것의 분위기가 이 신발의 포인트.

| 아크네 스튜디오 데님 프린팅 레더 앵클 부츠 (148만원)

털 달린 신발, 어려워하지 마세요

여러 브랜드에서 데님을 유니크하게 다루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데님 소재' 하나만으로도 클래식함과 트렌디함을 녹여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개중에는 '데님'이 아닌데도 '데님인 척'하는 경우도 많다. 해당 제품은 실제로는 카프 스킨 레더 위에 데님 패턴을 프린팅한 트롱프뢰유 디자인으로, 어퍼에 수놓아진 스티치와 앞 주머니, 리벳 디테일까지 더해 고증을 살렸다. 안감은 풍성한 양털을 사용해 볼륨감 있는 실루엣과 계절감에 걸맞는 착용감을 지녔다. 튈 수도 있는 디테일이지만 의외로 대부분의 겨울 시즌 트라우저와 찰떡 호흡을 자랑할 것이다.

| 미우미우 x 뉴발란스 530 SL 블리치드 레더 에크루 (약 180만원대)

털 달린 신발, 어려워하지 마세요

화제성과 희소성을 다 잡은 역작으로 남을 미우미우와 뉴발란스 530의 협업. 그 열기 덕에 여러 컬러웨이와 소재를 적용한 버전은 물론, 뮬 형태로도 발매가 이어졌다. 특히 해당 버전은 안감이 시어링 퍼로 되어있어 포근하면서도 따듯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협업을 상징하는 이중 슈레이스와 텅에 새겨진 브랜딩만 봐도 배가 부르겠지만, 탑 라인을 따라 들어간 시어링과 빈티지한 에크루 컬러의 레더 어퍼가 이루는 조화가 제품의 소장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높은 가격대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구하기가 어렵다는 게 흠이라면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