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쇼츠라는 단어만 놓고 보면 쉽게 스타일링하기 어렵고, 도전정신이 필요할 것만 같다. 하지만 바야흐로 믹스매치의 시대, 웨어러블한 착용감과 스포티한 소재가 특징인 복싱 쇼츠는 국내외 셀럽들의 라운지 웨어로 자리잡았다. 현대적으로 변형된 디자인과 실루엣은 복싱 쇼츠와 트레이닝 쇼츠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었다. 이에 '근본'을 갖춘 복싱 쇼츠를 엄선했다. 실제 복싱 경기에서나 볼법한 과장된 웨이스트 밴딩과 로고 라벨 탭 등 디자인적 오리지널리티를 갖추면서도, 요즘 트렌드를 첨가한 제품 6선을 확인해 보자.

| 게엠베하 프린지 디테일 복싱 쇼츠 (25SS)

복서는 아니지만 복싱 쇼츠는 입고 싶어

'RESISTANCE THROUGH RITUALS'이라는 타이틀 아래 진행된 런웨이는 그 주제만큼이나 장엄하고 고고하다. 날것의 워크웨어를 베이스로 다양한 트렌드를 융합해 게엠베하만의 남성적인 무드를 연출하는 피스들이 큰 특징. 첫 번째 룩을 비롯해 런웨이 초반을 장식했던 복싱 쇼츠 역시 그 법칙을 따른다. 타이트한 웨이스트 밴딩과 대비되는 A라인 쇼츠 실루엣과 프린지 디테일까지. 마치 억압에 저항하는 격투사의 전진을 그려낸 듯하다. 올해 러닝 쇼츠가 그러하듯, 내년 여름 시즌에는 게엠베하를 필두로 복싱 쇼츠의 붐이 오지 않을까.

| 스투시 x 파타 복싱 쇼츠 블랙 (24SS)

복서는 아니지만 복싱 쇼츠는 입고 싶어

캘리포니아 기반의 스트리트 웨어와 암스테르담 기반의 스트리트 웨어가 만나면 이런 작품이 탄생하는 걸까. 음악이라는 공통 분모로 손을 잡은, 비교적 최근 협업 컬렉션에 속하는 제품이다. 다양한 어패럴 라인업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띌 수밖에 없는 복싱 쇼츠. 광택감 있는 소재의 고급스러움과 타이포로 새겨진 공동 브랜딩이 한 층 더 멋스러움을 더한다. 우븐 로고 라벨부터 대칭을 이루는 황금 사자 자수까지, 복싱 쇼츠가 줄 수 있는 야생의 거칠고 투박한 인상을 잘 살렸다고 볼 수 있다.

| 릭 오웬스 무디 복싱 쇼츠 (14FW)

복서는 아니지만 복싱 쇼츠는 입고 싶어

길게 늘어뜨린 드로스트링에서부터 릭 오웬스 감성이 가득한 복싱 쇼츠다. 디테일을 하나하나 파고들면, 해당 제품이 얼마나 '럭셔리'한 복싱 쇼츠인지 알 수 있다. 고딕 스타일에 입각한 불규칙적인 패턴은 서로 다른 색과 굵기의 실을 활용해 트라이벌 자수를 새긴 것이다. 소재는 캐시미어 코튼으로 제작되었고, 거기에 실크 안감을 덧대 신비로운 텍스처감을 빚어냈다. 포켓이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쇼 피스로서 디자인적 차원에서 용인이 된다.

| 베이프 x 레디메이드 샤크 복싱 쇼츠 (17FW)

복서는 아니지만 복싱 쇼츠는 입고 싶어

베이프의 붐이 다시 오고 있다. 아직까지는 에이프 헤드와 베이비 마일로 캐릭터가 우세하고 있으나, 과거 스트리트 패션을 논할 때 '샤크 그래픽'의 영광을 빼놓을 수 없지 않은가. 레디메이드하면 떠올리는 빈티지 밀리터리 웨어를 재현하기 위해 올리브 컬러 베이스를 채택한 점이 눈길을 끈다. 테두리를 따라 레드 컬러로 배색 처리된 라인 디테일도 포인트. 발매 당시 베이프, 레디메이드, 맥스필드 LA의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화제가 되었던 바 있기에, 매물을 찾는 것 자체가 고난이도인 제품이다.

| 세인트 미카엘 복싱 쇼츠 블랙 (23SS)

복서는 아니지만 복싱 쇼츠는 입고 싶어

가장 복싱 쇼츠의 오리지널리티를 현대적으로 잘 구현한 제품이 아닐까. 세인트 미카엘 특유의 빈티지한 감도는 죽였지만, 글로시한 소재와 맥시멀한 타이포그래픽 자수를 내세워 '복싱 쇼츠'다움을 어느 정도 살렸다. 블랙과 그린 컬러 두 종으로 발매되었는데, 세인트 미카엘의 룩북을 보면 생각보다 그런지하고 빈티지한 제품들과도 어울린다. 가격에 있어 진입 장벽이 있는 편이지만, 세인트 미카엘의 새로운 무드를 느껴보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 웨스켄 쏘우투스 라인 복싱 쇼츠 그린 (24SS)

복서는 아니지만 복싱 쇼츠는 입고 싶어

2022년에 론칭한 서울 베이스의 신생 브랜드지만 특유의 웨스턴 무드와 스트리트 패션 디테일의 조화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현행 시즌 아이템으로, 톱니 패턴의 파이핑과 함께 그 경계로 나있는 그린과 화이트 컬러 배색, 전면에 박힌 스터드 디테일이 인상적인 복싱 쇼츠다. 버뮤다 팬츠 트렌드에 맞게 충분히 웨어러블하게 스타일링할 수 있는 아이템이며, 계절감에 걸맞는 얇은 소재와 루즈한 핏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