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가 영국 기반의 편집숍 Size?와 함께 익스클루시브 더블린을 출시했다. 더블린은 1976년 아디다스의 시티 시리즈의 일환으로 출시된 모델이다. 해당 익스클루시브 모델은 브라운 컬러를 활용했는데,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토바코 그루엔'을 연상시킨다. 분명히 다른 제품인데 닮은 아디다스의 스니커즈들. 비슷한 쉐입의 아디다스 스니커즈를 총정리 했다.

삼바(SAMBA), 1949

1959년 최초의 삼바. 초기에는 로우가 아닌 미드로 출시가 됐다.

1962년 버전 삼바. 아일릿이 없는 버전(위)과 있는 버전(아래)으로 출시됐다.

1966년 버전 삼바

1968/69년 버전 삼바

1971년 버전 삼바

1972년 버전 삼바

1975년 버전 삼바. 왼쪽부터 삼바, 밤바, 코치, 킥.

1980년 버전 삼바 (카탈로그 좌측 위 이미지)

1992년 버전 삼바(위)와 삼바 클래식(아래). 이때부터 현재의 실루엣을 띄기 시작한다.

삼바는 1949년 아디다스의 창립자 아디 다슬러가 디자인한 아디다스 최초의 축구화다. 초기 버전은 로우가 아닌 미드 형태였다. 유럽의 혹독한 겨울철, 선수들이 얼어붙은 땅 위에서 훈련하고 경기할 수 있도록 검솔을 활용했다. 삼바는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대적으로 소개되었는데, 남미 국가에서 인기를 얻기 위해 브라질 고유 음악 장르인 ‘삼바’에서 영감을 얻어 정식 명칭이 붙여지게 됐다. 참고로 스탠스미스에 이어 아디다스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된 스니커즈다.

가젤(GAZELLE), 1966

아디다스 가젤(1966). 삼바와 다르게 초기 모델부터 현재와 유사했다

1970년대 가젤 광고 카탈로그

가젤의 역사는 196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발매된 ‘올림피아드 Olympiade’ 모델이 가젤의 전신으로, 1965년 레드 컬러의 프로토타입을 지나 이듬해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가젤이 탄생했다. 가젤은 빨간색과 파란색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 되었다. 빨간색 버전은 실내 스포츠용(인도어)으로 제작되어 투명한 헤링본솔을, 파란색 버전은 훈련용으로 제작되어 검솔을 활용했다. 공통적으로는 두 모델 모두 고품질 스웨이드 갑피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토바코 그루엔(TOBACCO GRUEN), 1972 or 1978

아디다스 토바코 그루엔(1970s). '토바코'라는 이름에 걸맞게 첫 번째 컬러웨이는 샌디/브라운이었다

앞선 두 제품이 스포츠를 목적으로 시작되어 이후 차츰 일상에 녹아들었다면, 토바코 그루엔은 순전히 레저를 목적으로 시작된 스니커즈다. 제품명이 토바코(Tobacco∙담배)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레저/라이프스타일 스니커즈인 만큼 테라스에서 담배를 피우며 여가를 즐기는 유럽의 테라스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됐다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한 가지 독특한 건 기록에 따라 1972년과 1978년으로 출시 연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 1978년 독일(당시 서독)이 월드컵에서 탈락한 뒤 축구화를 벗고 슬리퍼를 신은 채 ‘담배’를 피웠고*, 월드컵 탈락으로 시긴이 남자 스포츠와 관련이 없는 레저 신발 ‘토바코'가 탄생하게 됐다는 우스갯소리도 존재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주요 스포츠 행사에 담배 광고가 자주 등장했으며, 요한 크루이프와 같은 당대 최고의 선수들도 라커룸에서 담배를 피우곤 했다는 사실.

스페지알(SPEZIAL), 1979

"삼선이라고 다 같은 게 아냐", 닮은 듯 다른 아디다스 스니커즈 총정리 스페지알은 1979년 핸드볼용 신발로 탄생했다. 고품질 소재와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페지알은 당시 독일을 비롯하여 네덜란드, 스칸디나비아 등의 핸드볼 선수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독특한 건 핸드볼용으로 시작됐지만, 축구 때문에 패션 아이템으로서 인기를 끌게 됐다는 사실. 또 독일 현지가 아닌 영국에서 그러한 인기가 시작됐다는 것 역시 흥미롭다. 1980년대부터 축구계에 캐주얼 문화가 부흥했고, 스페지알은 당시 다양한 서브컬처가 꽃피웠던 영국의 축구 팬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끌며 패션 아이템으로 거듭나게 됐다.

캠퍼스(CAMPUS), 1980

아디다스 캠퍼스 (1980)

80년대 프랑스에서 생산된 캠퍼스

아디다스가 80년대 원형을 복각한 '캠퍼스 80's'.고증을 살려 일반 버전과 다르게 측면 'CAMPUS' 음각 레터링이 빠져 있다

국내에서는 한때 ‘캄푸스’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알려졌던 캠퍼스는 1980년에 농구화로 제작됐다. 캠퍼스 역시 토바코 그루엔과 마찬가지로 출시 연도에 대한 기록이 상이한데, 1980년이 아닌 70년대에 발매됐다고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관련 문헌을 종합해 봤을 때, ‘1980년 발매’가 더 정확해 보인다. 70년대로 알려진 까닭은 1970년대 그린스타(Greenstar)를 시작으로 토너먼트(Tournament)를 거쳐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되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또한 아디다스가 오리지널 제품을 복각한, ‘캠퍼스 80’s’라는 이름의 제품을 출시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주장에 힘을 더한다.

번외: 시티 시리즈(CITY SERIES)

"삼선이라고 다 같은 게 아냐", 닮은 듯 다른 아디다스 스니커즈 총정리 더블린, 뮌헨, 베를린, 함부르크, 코펜하겐… 컬러는 다른데 어딘가 다 비슷해 보이는 제품들은 모두 시티 시리즈의 일환으로 탄생한 스니커즈들이다. 시티 시리즈의 시작은 195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디다스는 1960년 로마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로마(Rom*)’라는 신발을 제작한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아디다스는 별도의 시리즈를 출시할 계획이 없었다.

*신발 표기상 Rom.

1968년 아디다스가 멕시코 올림픽을 기념하는 동시에 초기 올림픽을 기리기 위해 해당 신발의 이름을 ‘아테네’로 변경했고, 이는 시티 시리즈의 시발점이 되었다. 유럽의 도시에 한정되어 있던 시티 시리즈는 70년대 후반 북미까지 확장되었다.

"삼선이라고 다 같은 게 아냐", 닮은 듯 다른 아디다스 스니커즈 총정리

1976년에 발매된 더블린은 영국 축구 팬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전세계적으로 퍼져 나갔고, 시티 시리즈의 흥행을 이끌게 된다. 더블린의 인기로 이전에 발매된 뮌헨 모델 역시 인기를 끌게 된 건 덤.

"삼선이라고 다 같은 게 아냐", 닮은 듯 다른 아디다스 스니커즈 총정리

참고로 아디다스는 시티 시리즈와 비슷한 류의 ‘아일랜드 시리즈’를 발매하기도 했다. 아일랜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발매되는 제품들의 이름은 사모아, 하와이, 타히티, 버뮤다, 발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