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로렌조의 피어 오브 갓(Fear of God)과 아디다스의 파트너십 라인, ‘피어 오브갓 애슬레틱’의 첫 번째 컬렉션이 마침내 공식 출시된다. 지난 2020년 12월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약 3년 만이다. 오늘은 피어 오브 갓과 그 설립자 제리 로렌조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피어오브갓의 설립자, 제리 로렌조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모두 선택한 브랜드, 피어 오브 갓 피어 오브 갓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설립자이자 CEO 제리 로렌조를 먼저 알아야 한다. 1977년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제리 로렌조는 MLB 선수와 코치로 일한 아버지 덕분에 유년시절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하게 되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관심을 갖는 야구 경기 내적인 요소보다는 유니폼의 디자인, 유니폼과 경기장과의 조합 등에 더 큰 관심을 보이며 일찍이 패션에 대한 눈을 뜨게 됐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모두 선택한 브랜드, 피어 오브 갓 하지만 막상 대학에 진학할 당시 선택한 전공은 완전히 달랐다. 그는 플로리다 농업기계(A&M) 대학에서 학부를 마치고, 그 후에도 LA 로욜라 대학에서 경영학 대학원(MBA)까지 진학하며 패션과는 관련이 없는 길을 걷는 듯 했다. 실제로 그의 패션 커리어는 대학원 재학 당시 디젤(Diesel)의 소매 부문에서 근무한 것이 전부였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모두 선택한 브랜드, 피어 오브 갓 대학원 졸업 후 그는 스포츠 에이전시에서 일을 시작하며 패션과는 다른 커리어를 밟아 나갔다. 에이전시를 그만둔 2008년에는 파티를 좋아하는 자신의 적성을 살려 ‘JL Nights’라는 파티 프로모션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는데, 이 당시에는 그래도 아주 패션과 관련이 없지는 않았다. 그는 당시 야구선수들의 코디 일을 겸하기도 했다. 이때 그는 선수와 어울리는 옷이 자신의 머릿속에는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찾는 데 어려움을 느꼈고, 결국 자신의 머릿속 이상적인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JL Nights의 문을 닫고 자신의 첫 번째 컬렉션을 제작하게 된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모두 선택한 브랜드, 피어 오브 갓 어떠한 패션 관련 경력도 없었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긴 했지만, 결국 제리 로렌조는 자신의 철학을 담은 첫 번째 컬렉션을 완성하게 된다. 너무 흘러내리지도 않는 동시에 너무 묵직하지도 않은, 그가 지향하는 남성적인 실루엣의 탄생이었다. 해당 컬렉션은 칸예 웨스트에게 닿았고, 제리 로렌조가 마음에 든 칸예는 아페쎄(A.P.C)와의 콜라보레이션, 이지(YEEZY)의 첫 번째 시즌, 콘서트 머천다이즈 제작 등 자신의 패션 프로젝트에 그를 참여시키게 된다.

피어 오브 갓의 탄생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모두 선택한 브랜드, 피어 오브 갓 칸예와 작업을 하며 내공을 다진 제리 로렌조는 이후 칸예의 품을 떠나 2013년 자신만의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다. 지금의 피어 오브 갓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정규 디자인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일까? 제리 로렌조가 브랜드를 전개하는 방식은 기존의 패션 브랜드들과 사뭇 달랐다. 타 브랜드에서는 관례처럼 이어지는 정기 시즌 컬렉션이 피어 오브 갓에서는 없다. 대신 준비가 되는대로 그때그때 발매가 되며 1st, 2nd 등 넘버링이 컬렉션에 표기된다. 올해로 10년차를 맞이한 만큼 기존대로라면 매년 SS, FW 두 시즌을 포함해 총 20개의 컬렉션이 있어야 하지만, 피어 오브 갓은 2023년에야 겨우 8개 컬렉션을 발매하였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모두 선택한 브랜드, 피어 오브 갓 이러한 전개 방식에는 완전히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시간에 쫓겨 컬렉션을 발매하는 건 럭셔리 브랜드답지 못하다는 제리 로렌조의 철학이 녹아 있기도 하다. 그의 이러한 성향은 아디다스와의 협업에서도 잘 드러난다. 상술했듯이 두 브랜드의 파트너십은 2020년 12월에 체결됐지만 첫 컬렉션이 발매되기까지 3년이 걸린 걸 봐선 그의 철학은 여전한 듯하다.

‘에센셜’한 의류에 대한 지향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모두 선택한 브랜드, 피어 오브 갓 초창기 피어 오브 갓은 바니스(Barneys)와 같은 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가 되었는데, 2015년 제리 로렌조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옷을 입길 원한다는 욕구가 생기게 된다. 이에 따라 FOG라는 하위 라인을 전개하게 되었고, 대형 온라인 쇼핑몰 팍선(pacsun)과 계약을 맺게 된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모두 선택한 브랜드, 피어 오브 갓 이후 2018년 그는 FOG를 대신할 새로운 하위 라인 ‘에센셜(Essentials)’를 론칭하게 되는데, 이때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피어 오브 갓’을 각인시키게 된다. 이전까지의 피어 오브 갓의 특징이 미국의 스트릿 문화에 영향을 받은 빈티지한 스타일과 레이어링, 지퍼 디테일 등이었다면, 에센셜은 피어 오브 갓의 감성은 유지하되 미니멀한 실루엣과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피어 오브 갓의 감성을 약 10분의 1의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게 된 소비자들이 이에 열광했다. 이때부터 제리 로렌조는 점차 더 미니멀한, 말그대로 ‘에센셜’한 디자인을 지향하게 된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와의 협업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모두 선택한 브랜드, 피어 오브 갓 2020년, 피어 오브 갓은 이탈리아의 명품 패션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협업을 통해 캡슐 컬렉션이자 자신들의 7번째 컬렉션을 발표한다. 해당 컬렉션에서는 기존과는 다르게 코트나 수트 등 테일러링이 가미된 아이템을 캐주얼하게 풀어내며 에센셜에서부터 보여온 미니멀한 감성을 본격적인 브랜드의 색채로 확립하게 된 것이다. 이 당시 피어 오브 갓과 에센셜의 감성은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생긴 원마일웨어, 에슬레저와 같은 트렌드에 맞아 떨어졌고, 피어 오브 갓과 에센셜은 이러한 스타일의 유행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나이키에서 아디다스에 이르기까지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모두 선택한 브랜드, 피어 오브 갓 특유의 감성과 디자인으로 론칭하면서부터 큰 인기를 끈 피어 오브 갓은 반스, 나이키, 그리고 아디다스에 이르기까지 스니커 신을 대표하는 굵직한 브랜드들과 협업을 진행한 바 있는데, 모든 협업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016년에 진행된 반스와의 협업에서는 어센틱 모델이 발매가는 100달러였지만 리셀 가격이 무려 30배나 뛰어오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피어 오브 갓 X 나이키 '에어 피어 오브 갓'

피어 오브 갓 X 나이키

피어 오브 갓 에센셜 X 컨버스(2011)

2018년에는 나이키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예 새로운 형태의 농구화 ‘에어 피어 오브 갓’을 비롯해 스니커와 어패럴이 포함된 컬렉션을 발매하기도 했으며, 컨버스와 에센셜의 협업이 성사되기도 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모두 선택한 브랜드, 피어 오브 갓

상위 브랜드 간의 협업에 이어 나이키의 자회사인 컨버스와 피어 오브 갓의 하위 브랜드인 에센셜이 만남까지 진행되며 나이키와의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는 듯 했으나, 2020년 연말 많은 스니커헤드들을 놀라게 할 만한 소식이 전해지게 된다. 바로 제리 로렌조와 피어 오브 갓이 아디다스와 파트너십을 맺는다는 것. 당시부터 칸예 웨스트와 어색한 관계를 유지하던 아디다스가 칸예의 후임자로 제리 로렌조를 선정했다는 것이 주된 평가였다.

아디다스와의 시작

피어 오브 갓 애슬레틱

피어 오브 갓 애슬래틱

피어 오브 갓 애슬래틱

그렇게 3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바로 오늘 12월 3일 첫 컬렉션이 발매됐다. 피어 오브 갓 온라인 스토어와 아디다스 컨펌드 앱에서 공식 출시된 해당 컬렉션은 12월 6일부터 일부 아디다스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국내 역시 12월 6일부터 약 1주일간 팝업스토어의 형태로 피어 오브 갓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모두 선택한 브랜드, 피어 오브 갓 사실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며 피어 오브 갓과 에센셜의 하입은 예전만은 못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리 로렌조가 보여준 것들을 생각하면 기대감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그가 이번 첫 컬렉션을 시작으로 다소 주춤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