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프림을 비롯해 많은 스트릿 브랜드들이 한국에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가 드디어 국내에 정식 상륙한다.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100평 규모의 ‘노아 시티하우스’가 11월 16일 오픈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 최초의 공식 매장으로, 뉴욕(노아 플래그십), 이스트햄프턴(노아 하이드아웃), 도쿄(노아 클럽하우스), 오사카(노아 누들샵)에 이은 세계 5번째 매장이다. 오늘은 국내 매장 오픈에 앞서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어른의 슈프림’, 노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슈프림 디렉터가 만든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창립자와 디렉터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으며, 특히나 패션은 두 말할 것도 없는 분야다. 많은 패션 브랜드가 그러하듯 노아 역시 마찬가지. 노아를 알기 위해서는 이 사람을 먼저 알 필요가 있다. 바로 노아의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브렌든 바벤지엔(Brendon Babenzien, 이하 브렌든)’이다.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노아는 2015년 브렌든이 아내가 함께 뉴욕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른을 위한 브랜드’, ‘어른의 슈프림’이라는 수식어가 종종 따라붙곤 한다. 이러한 표현이 붙는 이유로는 슈프림이 스트릿 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기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브렌든의 커리어의 영향도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바로 그가 슈프림의 전성기를 이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기 때문.

퍼버트와 슈프림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1972년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태어난 브렌든은 어린 시절부터 스케이트 보드와 서핑, 음악 등 서브 컬처에 큰 관심을 보였다. 13살에는 ‘Rick’s Surf Shop’이라는 서프샵에서 근무하며 서브 컬처를 즐기는 다양한 이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때 연을 맺은 돈 부스와일러(Don Busweiler)라는 친구와 함께 그는 ‘퍼버트(PERVERT)’라는 스트릿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다.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퍼버트는 성공을 거뒀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브랜드의 창립자였던 돈이 1995년 종교적인 이유로 브랜드를 그만두게 되었고, 브렌든 역시 자연히 브랜드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뉴욕으로 돌아온 브렌든은 슈프림의 수장 제임스 제비아(James Jebbia)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게 되고, 1996년 슈프림에 합류하여 디자인을 비롯한 주요 업무를 담당하며 슈프림의 성공을 이끌게 된다.

노아의 첫 시작과 실패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앞서 노아가 2015년에 시작된 브랜드라고 소개했는데, 사실 엄연히 따지자면 '재시작'이 맞는 말이다. 이미 2002년에 한번 론칭된 적이 있기 때문. 퍼버트를 함께 시작한 돈이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커리어가 변한 것처럼, 브렌든 역시 이러한 순간이 찾아오게 된다.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어느 날 파타고니아 매장에 들러 매장 직원과 대화를 나누다 큰 영감을 받게 된 것. 알다시피 파타고니아는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가 환경보호 활동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브랜드로, 과거부터 지금까지 환경보호를 가장 큰 가치로 삼고 있다.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어릴 적부터 서핑을 즐기며 자연과 밀접한 삶을 살아온 브렌든은 자신 역시 자연보호를 위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되고, 그렇게 2002년 약 8년간 몸담은 슈프림을 떠나 호기롭게 노아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퍼버트와 슈프림에서의 성공과는 별개로 그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운영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당연하게도 노아는 실패하게 된다.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이후 브렌든은 자신이 준비가 되면 떠나겠다는 조건과 함께 다시 슈프림으로 돌아오게 되고, 7년 동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활약하며 슈프림을 이전보다 더 큰 성공으로 이끌게 된다.

소년에서 어른으로, 슈프림에서 노아로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시간은 흘러 브렌든이 슈프림에 다시 돌아온지도 7년이 지났고, 비로소 준비를 마친 브렌든은 2015년 슈프림을 떠나 다시 노아를 시작하게 된다. 이때 그가 새롭게 집중한 것이 바로 ‘어른들을 위한 브랜드’였다. 자신이 처음 슈프림에서 일하기 시작할 때 슈프림을 입던 소년들은 어느덧 중년이 되어 있었고, 본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슈프림과 같은 스트릿 브랜드들 대부분은 10대·20대를 위한 옷들만을 만들고 있었다. 40대 중반인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만들자, 노아의 첫 시작에 없던 새로운 가치가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클래식과 스트릿이 적절히 혼합된 스타일의 브랜드, 노아가 본격적으로 탄생하게 됐다.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노아는 정말이지 브렌든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나고 자란 바닷가의 라이프스타일, 어린 시절부터 즐겨온 서브 컬처와 스트릿 브랜드에서의 경력, 그리고 폴로 랄프로렌, 노티카, 타미 힐피거 등의 클래식 스타일까지, 노아는 이 모든 게 잘 결합된 결과물과도 같다. 스트릿과 클래식의 결합은 중년 뿐만 아니라 10대·20대에게도 신선하게 다가갔고, 그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어른스러운’ 브랜드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노아는 디자인적으로 어른들이 즐길 수 있는 브랜드인 동시에 ‘어른스러운’ 성격의 브랜드다. 자연 보호를 하기 위해 시작된 브랜드인 만큼 이를 비롯해 사회, 정치적인 이슈들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친환경 원단을 개발하고 노동자들의 합당한 대우가 법제적으로 보장된 국가에서 생산을 진행하는 등 사회적으로 윤리적인 방향을 지향하고 있으며, 2019년부터는 비영리 환경단체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연 매출의 1%를 기부하는 ‘원 퍼센트 포 더 플래닛(1% for the Planet)’에 동참하고 있기도 하다.

마무리하며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스타일부터 지향하는 바까지, 노아는 슈프림 디렉터가 만든 브랜드지만 슈프림과는 확실히 다른 브랜드이다. 물론 전통과 체제에 도전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조금 더 '어른스럽게' 사회적이고 윤리적인 것들을 바라보는 게 브랜드의 주요 가치라는 점에서 노아는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NOAH) 일례로 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오픈한 슈프림의 매장의 직원들이 불친절하다는 컴플레인을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 노아의 매장에서는 그런 게 통용되지 않는다. 사람과 환경, 누구에게나 친절하면서도 쿨한 것, 즉 쿨한 것에 대한 문화적 이해의 전환, 이것이 바로 노아가 지향하는 바다. 지금까지의 행보로 미뤄보았을 때 한국 매장에서도 아마 동일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 노아의 굳건한 가치관이 국내에서도 일관될 것인지 확인해보는 게 하나의 재미있는 체크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참고로 국내 매장에서는 시즌별 인기 상품 판매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노아 카페를 함께 선보이며 전용 카페 굿즈까지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한국 매장 오픈 일정 확정과 함께 신설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참고해보는 걸 추천한다.

트렌드, 이거 확실히 된다! Sure-Prize #34: 어른을 위한 스트릿 브랜드, 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