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네버댓(이하 디네댓)이 지닌 이미지는 크게 두 가지다. 진짜 스트리트 브랜드, 혹은 급식 브랜드. 이런 상반되는 평가는 아이러니하게도 궤를 같이한다. 청소년층이 디네댓의 로고 티셔츠나 크루넥을 엄청나게 구매하지 않았다면, 즉 디네댓의 매출이 그리 높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스트리트웨어 브랜드가 될 수 있었을까? 에센스나 파페치 같은 다국적 편집숍에 입점하고 일본에 독자적인 오프라인 스토어를 오픈할 수 있었을까? 그들이 인기가 많아졌다고 해서, 소위 ‘잘 팔리게’ 되고 나서 계속 석연치 않은 행보만을 보였는가? 스트리트웨어의 팬으로서 슈프라이즈가 이 질문들에 대답하려 한다. 디네댓의 시작부터 함께 살펴보자.

디스이즈네버댓의 시작

디스이즈네버댓 마포 매장 / 휴먼트리 / 롸킥스

디네댓은 최종규, 박인욱, 조나단 세 명이 2010년부터 전개한 브랜드다. 디네댓은 한국 도메스틱 스트리트웨어 시장의 부흥기에 태어났다. 스트리트컬처를 한국에 처음 가져온 편집숍 휴먼트리, 브랜드 배리드 얼라이브가 한국 젊은이의 스트리트 사랑에 불을 지폈고, 롸킥스 등의 편집숍이 그를 이어받았다. 디네댓은 수많은 래퍼의 착용 사진과 샤라웃을 통해 대중에 침투했다. 등장할 때부터 스트리트웨어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받았고, 한국의 슈프림, 즉 ‘국프림’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15SS Lake on Fire

15SS Lake on Fire

디스이즈네버댓은 스트리트웨어의 유행과 80~90년대 빈티지 아이템에서 얻은 영감을 섞어 그들만의 컬렉션을 전개했다. 지금 과거의 룩북을 보아도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그 포텐셜은 15시즌 컬렉션 ‘Lake on Fire’에서 정점을 찍었다. 디자이너 조나단도 해당 컬렉션을 ‘가장 큰 임팩트를 주고 브랜드를 가장 근본적인 변화로 이끈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아이템 하나하나가 주옥같고, 룩북은 더 멋지다. 디네댓 이야기가 나오면 패션 커뮤니티에서는 이때의 멋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과연 그들은 바뀌어버렸을까.

디스이즈네버댓의 변화

디스이즈네버댓 매장 대전 / 판교 / 더현대 / 도쿄

브랜드가 많이 바뀐 건 사실이다. 웬만한 국내 스트리트웨어 편집숍에는 디네댓이 대표 명함이라도 되는 듯 입점해 있으며, 스타필드나 더 현대 등의 백화점에도 단독 스토어가 있다. 앞서 말했듯 해외 유명 온라인 편집숍에서도 디네댓을 찾아볼 수 있고, 특히 일본에서는 인기가 선풍적이라고 한다. BTS 등 한류 아이돌의 착용도 분명 영향이 있었을 테지만, 옷을 좋아하는 패션 마니아에게도 디네댓이 ‘멋진 브랜드’라고 인식된다는 것이다. 이를 마냥 마케팅의 성과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다. 중고등학생이 로고 티셔츠를 많이 입는다고 해서 한순간에 브랜드 자체가 멋을 잃지는 않는다.

W-BASE / NEW BALANSE / 10th archive book / UNITED AGAINST ANTI-ASINA HATE HOODIE

그들은 처음부터 하던 걸 여전히 하고 있다. 아직 스케이트 컬처 등의 반문화, 산악이나 러닝 등의 스포츠 문화를 담아 훌륭한 퀄리티의 캐주얼한 옷을 만들고 있다. 다만 유행이 바뀌고, 사람들의 선호가 함께 바뀌며 ‘지금 멋있는 것’을 브랜드의 정체성과 섞을 뿐이다. 대체 한국에서 10주년 기념 아카이브 북을 발간하는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아시아인 혐오에 맞서 “UNITE AGAINST ANTI-ASIAN HATE”를 후디에 찍어낼 수 있는 브랜드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그들에겐 국내 1등 스트리트 브랜드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디스이즈네버댓의 협업

PUMA / TIMEX / G-SHOCK / NEW BALANSE / CONVERSE / THE GRATEFUL DEAD

베스트는 역시 SS15 푸마와의 협업 스니커즈. 스트리트웨어에 최적화된 배색과 모델 선택이다. 또 잘 나가는 브랜드의 상징인 시계 협업이다. 16년도 타이멕스(TIMEX)와의 협업, 최근 지샥(G-Shock)과의 협업 모두 멋지다. 또 뉴발란스와 컨버스와의 협업도 빼놓을 수 없다. 빈티지한 무드를 듬뿍 집어넣는 능력은 디네댓을 능가할 브랜드가 없다. 더 꼽자면 수도 없지만, 역시 마지막으로 미국의 상징적인 밴드 그레이트풀 데드와의 콜라보 컬렉션을 고르고 싶다. 위 사진들을 감상해 보자.

마치며

이번 23FW에도 어김없이 깨끗하고 쿨한 룩북을 내놨다. 더블니의 유행에 맞춰 더블니 디테일을 차용한 다양한 팬츠부터 타이다이 집업, 무던한 풀오버, 빈티지한 질감의 플란넬 셔츠 등. 카라가 후드 안에 있는 봄버 자켓이나 바시티 등 슈프림의 같은 시즌을 떠올리게 하는 제품들이 많다. 센스 있는 스타일링과 모던하면서도 빈티지한 옷들. 디네댓을 싫어하는 건 역시 불가능하다. 아래 링크에서 더 살펴보자.

디스이즈네버댓 공식 웹사이트

디스이즈네버댓 23FW 룩북 보기

슈팸에게 제안하는: 디스이즈네버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