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은 색을 통해 정체를 드러낸다. 또렷이 무언가를 바라볼 때면, 당신이 마주한 이 화면도 무의미한 회반죽이 아닌 흰색과 검은색부터 보일 것이다. 색깔이라는 건 환상을 마주하고 나서야 보인다. 색깔과 환상이 이어진 대상은 무엇인가? 앨범 커버는 음악의 환상적인 첫인상을 주고, 신발은 유려하게 당신의 끝을 매듭짓는다. 이 글에선 두 대상을 조명하고자, 디자인과 색깔을 중심으로 유사성을 더듬어 보았다.

스니커즈와 앨범 미학적 연관에 대하여

| Black midi X NIKE

Black midi-<Schlagenheim>와 나이키 에어 조던 3 럭키 그린이다. POST-BREXIT이라는 영역 창출에 기여한 Black midi는 앨범 커버 속 잡동사니만큼이나 난잡한 음악을 하는 밴드다. 조증을 불러일으키는 복잡한 리듬 패턴 속에서도, 반전이 되는 초록색처럼 완급 조절과 놀라운 연주 실력을 보여준다. 에어 조던 3 럭키 그린 또한 조던 3의 특징인 코끼리 가죽 패턴과 초록색을 통한 오리지널 속 변주가 특징이다. 디자인은 한 줌의 풀처럼 솟아날 거 같은데.. 물론 우리는 에어 조던 3를 신어도 마이클 조던처럼 뛸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스니커즈와 앨범 미학적 연관에 대하여

| SOPHIE X NIKE

SOPHIE-<OIL OF EVERY PEARL'S UN-INSIDES>와 에어 조던2 로우 크래패트 앳머스피어이다. SOPHIE의 사운드는 초현실적인 시공간으로 뛰어드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디컨스트럭티드 클럽 장르인 이 앨범은 아방가르드의 변주이지만, 그 안에는 연병장의 풍경만큼이나 정렬된 박자와 정교한 사운드가 돋보인다. 에어 조던2 로우의 중성적 디자인, SOPHIE의 돌변하는 사운드, 아름다운 색 조합... 어쩜 오묘한 분홍색 컬러가 그녀의 사망만큼이나 마냥 밝지만은 못한 색깔이다. 영원할 그들의 작업물로 다시 한번 뛰어든다.

스니커즈와 앨범 미학적 연관에 대하여

| Ayanda Sikade X adidas

Ayanda Sikade-<Umakhulu>와 팝 트레이딩 컴퍼니 X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캠퍼스 ADV 액티브 골드이다. <Umakhulu>는 남아프리카 재즈의 개성을 드러낸 앨범이다. 하드밥스러운 사운드와 활보하는 피아노 소리는 퉁명한 재즈에 단비 같은 존재다. 두 대상 모두 암흑 색깔에 노란색을 감싸니, 마치 튀어 오르는 트럼펫 사운드 같기도, 용감한 스케이터 같기도 하다. 재즈와 스케이트 컬쳐 모두 탈피에서 시작되었고, 노란색은 사회적으로 자유의 상징이니, 이 또한 재밌는 우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