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색채 연구소 팬톤(Pantone)이 어김없이 <올해의 컬러>를 선정했다. 2023년 계묘년을 장식하는 주인공은 이름하여 ‘비바 마젠타’. 이는 새로운 레드 계열 컬러로 대담함과 유쾌함의 균형, 새로운 도전과 색다른 시도 등 낙관적인 메시지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뜻을 담아낸다.

설레는 마음과 희망 가득 찬 우리의 새해맞이와 그 무엇보다 잘 어울리는 비바 마젠타를 이왕이면 스니커를 통해 즐겨보는 게 어떨까. 그래서 준비한 이번 콘텐츠에서 비바 마젠타를 닮은 레드 컬러로 치장한 몇 가지를 소개한다. 올해로 탄생 35주년을 맞이한 에어 조던 3부터 비앙카 샹동 올드스쿨까지, 지금 스크롤을 내려보자.

| 에어 조던 3 카디널 레드

슈팸에게 제안하는: 팬톤 선정 올해의 컬러 '비바 마젠타', 레드 컬러웨이 스니커 7선

2023년 에어 조던 3는 수많은 조던 시리즈 중 가장 눈여겨볼법한 모델임이 분명하다. 올해를 기점으로 탄생 35주년을 맞이했으니 말이다. 이미 나이키가 그 OG 컬러웨이 중 하나인 ‘화이트 시맨트’를 봄 시즌 중 리이매진드 버전으로 발매할 것을 예고한 상황이기에, 못해도 스니커헤드 사이에서 에어 조던 3 존재감은 지난 몇 년과 결을 달리한다. 여기 ‘카디널 레드’의 경우 2022년 2월 발매, 군더더기 없는 화이트 레더로 어퍼를 구성하고 힐과 토에 클래식한 엘리펀트 패널을 장착했다. 레드 컬러는 어퍼와 미드솔을 연결 짓는 패널과 라이너 및 인솔에 악센트 형식으로 가미된 정도. 후술할 올 레드 컬러웨이 스니커들이 부담스럽다면 이보다 좋은 선택지는 없을 테다.

| 에어 조던 11 바시티 레드

에어 조던 11은 위 에어 조던 3의 아버지로 잘 알려져 있는 팅커 햇필드의 또 다른 대표작이다. 1995년 탄생해 스포츠 슈즈로써는 최초로 페이턴트 레더가 활용됐고, 전체적으로 투명한 아웃솔이 배치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뽐내 첫 공개 당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신발 디자인에 걸맞게 마이클 조던 또한 이를 착용하고 코트 위에서 엄청난 활약을 내보였는데, 시카고 불스가 95-96 시즌 72승 10패라는 대기록을 거두며 트로피를 거머쥐기까지 팀을 진두지휘했고, 동시에 정규 시즌·올스타 게임·NBA 파이널에서 모두 MVP 타이틀을 거머쥔 역대 두 번째 선수에 오르기도 했다. 아무튼, 최고의 에어 조던 중 하나로 꼽히는 11 시리즈 중 올해에는 '체리'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바시티 레드’를 제안하는 바다. 메쉬와 레더가 조합된 어퍼 위로 빨간 페이턴트 레더 오버레이와 점프맨 로고가 더해진 자태를 뽐내는, 불과 약 한 달 전 발매된 따끈따끈 신작이다. 일부 남성 사이즈의 경우 여전히 나이키 코리아 SNKRS 페이지에서 정가에 구매 가능하니 눈여겨보도록 하자.

| 슈프림 x 나이키 샥스 라이드 2 SP 레드

레드하면 슈프림, 슈프림하면 협업, 협업하면 나이키. 즉, 빨간 스니커를 논하는 자리에서 슈프림과 나이키 협업이 빠질 수 없다는 말. 지난 2002년 SB 덩크 로우로 처음 연을 맺은 듀오는 어느새 20년이 넘어가는 세월 동안 수도 없이 많은 협업 모델을 출시했고, 그래서 필자는 개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데에 꽤나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하에 선정된 주인공은 ‘샥스 라이드 2 레드’. 지난해 여름 시즌 발매된 모델로, 과거 꽤나 두터운 마니아 층을 형성했던 나이키 샥스 라인이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받게 만든 존재다. 대부분 슈프림 x 나이키와 마찬가지로 오직 슈프림을 통해서만 단독 판매되었으며, 발매가 대비 약 2배 이상 리세일 프라이스에 거래되는 중이다. 여담인데, 같은 시기 탄생한 ‘마틴 로즈 x 나이키 샥스 MR4’ 또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무려 최대 100만 원에 달하는 리세일 프라이스에 거래되었을 정도. 마틴 로즈 샥스에도 레드 컬러가 활용된 점 참고하자.

| 스트레인지 러브 x 나이키 SB 덩크 로우

전설적인 스케이트보드 아티스트 션 클리버. 2020년 2월, 그는 자신이 전개하는 브랜드 ‘스트레인지러브’를 통해 나이키와 힘을 합치고 SB 덩크 로우 모델에 자신의 색을 담아냈다. 신발 외관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발렌타인 데이를 겨냥해 완성되었으며, 곳곳에 눈길을 사로잡는 디테일을 두르고 있는 게 특징이다. 몇 가지를 짚어보자면, 먼저 크러쉬드 벨벳 소재가 활용된 어퍼 위로 핑크 듀어러블 스웨이드 오버레이가 더해진 것. 후에 전해진 사실에 따르면 이는 실제로 스케이트를 탈 때를 감안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이를 기반해 전체적인 컬러 조합과 잘 어우러지는 레드 스우시가 장착됐고, 추가적으로 ‘하트 스컬’ 그래픽이 수놓아졌으며, 빨갛고 파란 하트로 한가득 채워진 클리어 아웃솔이 탑재되었다. 여기서 끝이 아닌데, 특별한 신발을 더욱 특별하게 담아내는 커스텀 슈박스가 함께하기도. 레드, 그리고 이와 잘 어울리는 핑크와 화이트 등의 컬러가 적재적소 활용된 스트레인지러브 SB 덩크 로우는 2023년과 가장 잘 어울리는 몇 가지 멋있는 덩크 중 하나일 테다. 비록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리세일 프라이스를 기록 중이지만, 지갑 사정이 넉넉하다면야 다가오는 발렌타인데이 선물로도 제격이다.

| 이지 폼 러너 버밀리온

2021-2022 여름 시즌 패션 신을 강타한 러버 샌들 열풍을 분명 기억할 테다.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프라다와 같은 디자이너 브랜드부터 아디다스와 나이키 등의 스포츠웨어 브랜드까지, 너나 할 거 없이 모두가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선보인 러버 샌들은 단순 인기를 넘어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사실 그 트렌드는 예와 스티븐 스미스를 통해 세상에 등장한 ‘이지 폼 러너’로 첫 발검음을 내디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퍼부터 아웃솔까지 일체형 EVA 폼으로 구성되고, 전체적으로 타원형 구멍 디테일을 갖추며 수영장에서나 신을 법한 아쿠아슈즈를 연상케 하는 꽤나 해괴망측한 비주얼이지만, 2019년 패스트 컴퍼니 서밋을 통해 공식 발표되었을 때부터, ‘아라라트’로 명명되며 킴 카다시안의 출신인 아르메니아 유산을 담은 첫 번째 컬러웨이가 YEEZY SUPPLY에서 단독 발매, 그리고 러버 샌들 트렌드가 본격 시작한 그 순간까지 언제나 하입 그 자체였다. 특별히 예 팬들에게 이지 폼 러너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는데, 바로 이전까지 이지 시리즈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예의 올-레드 컬러웨이 사랑이 돌아왔기 때문. 마치 전설적인 에어 이지 ‘레드 옥토버’를 겨냥한듯 ‘버밀리온’이라는 이름과 함께 2021년 10월 말 공식 발매, 현재는 KREAM과 같은 스니커 거래 중개 업체에서 약 30만 원에 구매 가능하다.

| 비앙카 샹동 x 볼트 바이 반스 올드스쿨

비앙카 샹동은 2014년 알렉스 올슨이 설립한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다. 브랜드명만 들으면 어디 유명한 샴페인 브랜드처럼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데, 70년대 패션 아이콘으로 불리는 배우 비앙카 재거와, 같은 시대 활약한 유명한 프랑스 자동차 경주 선수이자 모엣 샹동 샴페인의 상속자로 알려져 있는 올리비에 샹동의 이름이 조합돼 지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 스케이트보더 스티브 올슨의 아들로 태어난 알렉스 올슨은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빼어난 스케이트보딩 실력을 갖추며 슈프림, 나이키 SB, 스핏파이어와 같은 유수의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팀에서 활약했고, 오랜 시간 축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비앙카 샹동에서 70년대 후반 서브 컬처를 담아내며 스케이트보드와 패션의 세계를 결합해 내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볼트 바이 반스 협업은 비앙카 샹동이 스니커 시장에서 주목을 받게 된 계기. 스케이트 하이, 어센틱, 올드스쿨, 슬립온 총 네 가지 실루엣으로 꾸려진 컬렉션으로 전개되었고 모두 별 모양으로 대체된 체커보드 패턴과 매력적인 컬러웨이 및 빈티지 디테일을 갖추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중 반스의 상징적인 레드 컬러로 치장한 올드스쿨 모델을 제안, 평범한 반스 체커보드가 다소 지루해지고 있었더라면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는 탁월한 선택일 테다.

| 스톤 아일랜드 x 뉴발란스 퓨어셀 RC 엘리트 V2 SI 레드

2021년 3월 뉴발란스는 도쿄 디자인 스튜디오(이하 TDS)를 앞장 세우고 스톤 아일랜드와 장기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TDS라고 함은 보스턴 본사와 도쿄 니혼바시 하마초 지역에 거점을 두고 뉴발란스를 미래로 이끌 진보적인 연구와 개발을 담당하는 혁신 허브. 스톤 아일랜드 협업을 통해서는 새로운 미적 비전과 혁신적인 기술력을 겸비한 새로운 스니커를 선보이는 데에 집중한다. 근 몇 년간 열일 해온 뉴발란스와 고기능성 아웃도어 제품을 선보이는 스톤 아일랜드의 만남은 소문난 잔치였고, 큰 스포트라이프틀 받으며 첫 번째 협업 스니커인 ‘퓨어셀 RC 엘리트 V2’ 러닝화가 글로벌 발매됐다. TDS에 기반해서인지 신발 디자인은 꽤나 독특하고 미래지향적인데, 574에서 영감 받아 제작된 실루엣에 가벼우면서도 높은 통기성을 자랑하는 3D 니트 메쉬와 추진력 있는 움직임을 위한 카본 플레이트 및 퓨어셀 쿠션이 조합된 비주얼, 그리고 그에 걸맞은 기능성을 자랑한다. 여기서 ‘레드’는 지금까지 발매된 협업 퓨어셀 RC 엘리트의 세 가지 컬러웨이 중 하나다. 뉴발란스의 상징과도 같은 그레이 컬러 어퍼 위로 레드 악센트가 활용되고 양발에 두 브랜드 로고가 큼지막하게 수놓아져 완성됐다. 물론 일상에서도 착용하기 손색없지만, 혹 새해 맞이 목표로 러닝을 꼽았다면 평범한 러닝화 대신 본 스톤 아일랜드 x 뉴발란스 TDS 퓨어셀 RC 엘리트 V2를 고려해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