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외국의 한 디자이너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동묘의 거리에 발을 내딛고, 충격에 빠지게 된다. 아니, 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패션 리더들인가? 억압받지 않은 패션, 자유분방한 핏, 독특한 색감의 매치. 그는 동묘를 활보하는 수많은 노인들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진을 찍어서 올릴 정도이니 말이다. ‘Best street in the world’, 세계에서 제일가는 거리, 그가 동묘 거리를 지칭하며 올린 문장이다. 이쯤되면 궁금해진다. 댁은 뉘시기에 저 사람들을 보고서도 영감이라고 하시고 극찬을 하슈? 어느 외국의 음침한 뒷골목에서 나 디자이너요, 뽐내고 싶어서 뭐라도 찍어 올리는 것 아뇨? 이런 회의적인 생각은 접어두시라. 불가리아 태생, 영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스투시, 도버 스트릿 마켓, 아식스가 사랑하는 남자.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로 성공 가도를 달리는 사람. 그의 이름은 키코 코스타디노브이다.1989년 ...